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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을 사람들 (33)

작성일 21-02-04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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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영신문 조회 11,65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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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을 사람들

-33- 

잠결에 전화가 왔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딸기코 최주봉 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최병무는 어디에선가 술자리가 벌어질 낌새를 통보하려고 그가 전화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술자리의 들러리가 필요할 때 최병무를 요긴하게 불러서 꾸어 박았다. 고만고만한 궁리를 틀고 사는 읍내의 사내들은 풀리지 않는 일이 닥치면 최주봉을 부르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조언은 거미줄 같은 가지각색의 그들의 고민을 해소시켜주었다. 그의 재주는 간단했다. 고민의 졸가리를 다른 색깔의 안경으로 보게 하던지 입장을 바꾸어 그럴듯하게 설명해주면 새로운 방법이 보이는 듯했다. 그의 놀라운 작업솜씨에 의해 사람들은 최주봉을 불렀고 장광설을 푼 뒤 그는 당연히 술과 안주를 시켰다. 그는 술값을 내는 법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의 모든 사내들은 그를 불렀다.

최주붕은 한껏 목소리를 낮은 톤으로 내리깔고 만나자는 말을 꺼내는 것으로 보아 이번에는 예사로운 일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어 최병무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의 톤을 높여 물었다.

술 한 잔 땡 길 일 있어?’

하모. 그런데 자네가 봐줘야 될 일이 있네.’

내가 뒷배를 보아 주지 않은 일이 있나. 항상 일은 자네가 꾸미고 설거지는 나한테 맡기지 않았나.’

맞아 맞아 나야 자네 없으면 헛방이지. 쌍과부 집에서 만날 가.’

최병무는 누어서 마누라의 사진을 보면서 말했다.

싫어 오랜만에 점심이나 하지.’

죽은 마누라는 살아있는 죄병무를 다시 다잡아 긴장시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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