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을 사랍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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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0,393회 작성일 21-01-25 19:24본문
아랫마을 사람들 -28-
뒤뜰로부터 최병무를 업고 들어오는 송씨는 눈으로 우선 경희를 먼저 찾았다.
경희는 이장님을 업고 비척비척 마당 뒤로부터 들어오는 송씨를 보고 놀랐다. 은희는 달려 나와 등에 업힌 아빠의 안녕을 살폈다. 큰딸 금희는 궁금한 눈빛으로 최병무를 업고 들어오는 송씨를 주시했다.
뒤뜰로 출입한다는 의미는 내왕하는 그 사람들이 가족들이거나 내밀한 이웃일 경우 가능했다. 금희 에게는 송씨가 아빠를 업고 뒤뜰로부터 나타났다는 것이 생경 했다. 송씨는 우직했고 붙임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마을의 벼름이 있을 경우, 그가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인지 모르고 그를 잊을 때도 그는 말이 없었다. 그를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마을 사람들은 농번기가 도래하면 생각해 내었다. 마을 사람들은 선량하지만 그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과는 다르게 가벼웠다.
송씨가 최병무를 툇마루에 눕히자 경희는 물이 담긴 볼과 수건을 재빠르게 가져왔다. 최병무의 이마와 목을 물수건으로 적시어 닦으며 간호하는 경희와 은희는 정겨웠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을 가지지 않는 사람이라도 금희는 여자였다. 여자특유의 감각적 예지력으로 송씨와 아빠 그리고 은희와 경희의 따듯한 관계는 느껴졌다. 금희는 실눈을 하고 그들을 보았다. 그녀는 눈을 반짝였고, 그녀 앞에서 펼쳐지는 풍경에는 안개 같은 의구심이 피어올랐다. 특히 송씨를 향한 경희의 당황한 눈빛은 금희의 눈빛과 교차 되었다. 그 감정의 줄기는 결국 시샘이었다. 가족의 구성원 중 자신을 제외한 소외감에서 비롯된 시샘의 빛깔이었다. 금희가 갑자기 효녀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아빠가 너무 허약해 지셨어 아빠를 우리 집에 모셔야해.’
우리 집이란 금희가 혼자 사는 커다랗고 삭막한 기와집이었다.
은희 보다 데면데면한 마음을 가진 금희가 지근거리에 있는 아빠를 굳이 자신의 집으로 모셔야한다는 것은 순전히 질투심에서 비롯된 코맨트 였다.
-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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