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을이야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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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1,276회 작성일 20-11-22 15:17본문
아랫마을이야기
(5)
과부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어. 심기가 불편 했지만 자신의 행동거지에 일말의 책임을 느꼈지. 마을 모두의 머슴이나 다름없는 송 씨에 대한 오죽잖은 측은한 마음 때문에 가당치않은 오해를 받게 생긴 거야. 과부는 이웃에게 오지랖 넓은 사람이었고 측은한 송씨를 회복시켜 노동력을 되찾게 된다면 마을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지. 무엇 보다 사내손이 필요한 농사일이 가장 절실한 것이 과부의 처지였으니 자신의 다정한 마음이 타당하다고 생각했을 터이지. 모든 오해는 이렇게 생기는 거였어. 그러니까 다정도 병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이번에는 오해의 번거로움 때문에 과부가 들어 누울 참이야. 안 그래도 송 씨 수발이 쉬울 줄 알았는데 수발한 후 기분이 심란한 것이 오해 때문이 아니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남자의 기운이 과부의 평정심을 거스른 것인 것 같아보였어. 농사에 필요한 사내손길이 아쉬워서 측은지심으로 위장하여 경솔하게 다정을 베풀었지만 과부는 마음이 묘한 것이 영 개운치가 않았어. 그래서 과부는 들어 누운 김에 궁리했지. 송 씨를 다시 결혼시켜 가정을 꾸리게 한다면 그가 반듯한 마을의 일꾼으로 다시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 했어. 그러자니 방법은 일목요연한 거였어. 송 씨는 탁월한 농사일 솜씨 때문에 일이 곰비임비로 풀려가고 있는 듯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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