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을 이야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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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1,785회 작성일 20-12-06 22:15본문
들꽃들은 송씨의 허리를 휘감으며 신산했던 한 계절 삶의 흔적을 그녀의 궁둥이에 각인하듯 방자하게 홀씨를 붙였다. 윗 자란 명아주 가지는 아주 노골적으로 송씨의 불두덩을 후려치며 허리를 꺽었다.
바람을 마주하고 걸을 때는 어깨를 타고 넘어오는 그녀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길섶에서 혼자서서 바람과 유희하던 느티나무를 지날 때 나뭇가지와 다투던 바람이 돌아 나오며 송씨의 콧구멍을 후벼 팠다. 강한 향기는 그녀의 것인지 들꽃들의 몸 냄새인지 몰랐다. 순간 냄새는 송씨의 다리에 있던 힘을 불두덩으로 옮겨놓았다. 송씨는 긴장하여 주위를 돌아보았다. 순간 두 사람의 체중을 지탱하던 송씨의 다리는 반란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모반은 송씨의 콧구멍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난감한 일이었다. 마을은 멀고 송씨는 잠시 그녀를 내려놓고 마음을 가다듬고 싶었다. 더워지는 잔등의 온도에 의해 그녀도 송씨의 이상한 기미를 감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무언가의 이상한 느낌에 그녀는 조금도 두려워지지 않았다. 그녀가 말했다.
“쉬었다 갔으면 해요”
힘든 것 은 두 사람의 체중을 지탱하는 송씨였지만 그녀가 먼저 송씨의 귓불에 대고 속삭였다. 송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내려놓기 위해 풀숲을 두리번거렸다. 너무 길게 자란 엉겅퀴의 가시 더미가 눈에 거슬렸으나 개의치 않고 그녀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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