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마을 사람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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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1,759회 작성일 21-02-07 01:59본문
아랫마을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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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탕 집은 붐볐다. 최주봉은 대청마루처럼 꾸며놓은 중앙 홀을 마다하고 돗자리가 깔린 방의 구석진 자리로 최병무를 안내했다. 음식을 주문받기 위해 다가온 주인은 수건을 건네주고 빙그레 웃을 뿐 아는 채를 하지 않았다. 주인의 품세는 음식점 업주답지 않게 과묵 했으나 손님들은 그를 오랜 친구처럼 대하고 아는 채를 했다. 해물탕 집주인은 화초 매니아였다.
그의 음식점은 마삭줄로 칠갑을 하고 있었다. 크고 작은 마삭줄은 요란하게 번식하여 자신이 담긴 화분을 뒤덮어버리고 제 스스로를 시위했다. 이른바 황금마삭이다. 영양분이 부족하여 잎새가 변색되었을 것이었으나 오히려 변색 돤 색깔이 꽃잎을 가진 화초보다 화려하게 늘어졌다. 오랜 동안 정성을 쏟아 부은 듯 화려한 잎새들은 입구에서, 방구석에서, 대청마루에서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아우성 치고 있었다.
음식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때로는 화분을 나누어줄 것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인은 손님에게 화분을 나누어주면서 고객이 간절하게 필요한 것인지 간을 보았다. 그는 화분을 바라보고 아쉬운듯 마삭의 가치를 한껏 고조시키고 내숭스럽게도 마지못한 듯 화분을 건네주는 것이었다.
그 후부터는 주인과 고객은 지인이 되 버리고 주인은 빙그래 웃는 미소로서 마삭 줄 같은 우정을 점검 하는 것 이었다.
꽃을 좋아하는 여인들은 지남철의 이끌림같은 우정으로 해물탕집 입소문의 나팔수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식사중 내내 용건의 낌새를 비치지 않던 최주봉의 속내가 궁금했다. 최병무는 최주봉의 콧등을 바라보며 끈질기게 기다렸다.
별일 이었다. 두사람은
아무짝발에도 쓸모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이윽고 점심식사를 마쳤다. 최주봉이 먼저 일어나 카운터로 향했다. 그가 음식값을 지불했다. 최병무가 구두끈을 매는 사이 최추봉이 물었다.
자갈논의 계약은 잘 마무리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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