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극단 불씨촌 20년 만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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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31,259회 작성일 19-11-22 07:31본문
오늘부터 김해 봉하극장 콜로노스 공연…배우 명계남 지원
1970~80년대 마산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극단 불씨촌이 돌아왔다.
극단 불씨촌은 22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김해시 진영읍 명배우 봉하극장 콜로노스에서 연극 <다녀왔습니다>(김민정 작, 김종원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 구체적으로 공연은 22일에서 24일, 29일에서 1일까지 금·토· 일요일에 열린다. 금요일은 오후 8시, 토·일요일은 오후 3시 시작이다.
극단으로서는 20여 년 만에 올리는 공연이다.
◇한때 마산 연극을 이끌던 극단 = 극단 불씨촌은 1977년 3월 가톨릭여성회관 내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단 젊은 노동자들로 구성된 연극 동호회 '불씨 극회'로 출발했다. 경남대 극예술연구회(경극연), 마산 출신으로 타지에서 공부하던 대학생들이 만든 마산학생연극회(마학연)와 함께 젊은 연극인들이 마산 연극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던 시기였다.
1977년 첫 공연 <철부지들>(톰 존스 작, 신용수 연출)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2, 3편씩 50여 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지역 연극에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직장인 연극 동호회로 시작했지만, 제법 많은 연극전문가가 이 극단을 거쳐 갔다. 현태영 극작가, 정석수 전 경남연극협회 회장, 신용수 전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김경수 전 밀양연극촌 무대감독, 김종원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같은 이들이다.
노동자 중심의 극단인 만큼 1990년대 마산 지역 제조업 쇠퇴 분위기와 함께 극단 활동도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실질적으로 1998년을 20년 극단 활동을 마감한 해로 본다.
◇다시 모인 사람들 = 공연은 하지 않았지만, 뿔뿔이 흩어진 단원들은 그동안 개별적인 만남을 이어왔다고 했다. 창단 42주년을 맞아 공연을 다시 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온 게 지난해다. 김종원 교수가 작품 연출을 맡기로 했다.
연습은 올해 초부터 했지만, 최종적으로 작품이 선정된 것이 지난 7월이다. 처음 시작이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 다들 직장인들이어서 공연 연습을 하는 일 자체도 쉽지는 않았다.
공연 장소를 구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활동했던 마산에서 공연을 하고 싶었지만, 현재 연극을 할만한 소극장이 없었다. 그렇다고 공연장 대관을 하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컸다. 결국, 공연은 명계남 배우의 배려로 그가 운영하는 봉하극장 클로노스에서 열리게 됐다.
◇마치 첫 무대 같은 기분 = 이번에 공연하는 <다녀왔습니다>는 1980년대 초반 세 딸을 둔 한 서민 가정의 잔잔한 일상이 담겨 있다. 극단 불씨촌으로서도 자신들의 지난 세월을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나 스태프는 다들 직장인으로 거의 20년 전 그대로다. 직장인 연극 동호회라는 정체성도 잊지 않았다. 현재 상임단원이 10명, 회원이 40명이다. 이제는 다들 40, 50대가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일 테다.
"20여 년을 안 하다 하니까 마치 처음 무대에 서는 것처럼 긴장되네요. 공백이 기니까 연습도 준비도 힘들더라고요." 이번 공연에 배우로 출연하는 이언주 극단 불씨촌 사무국장의 말이다.
불씨촌은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창원을 중심으로 시민 연극을 활성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의 극단 불씨촌 010-3568-5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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