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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의 첫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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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018회 작성일 21-07-0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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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생의 첫


사무실이 봉하마을 길목 진영읍 대로변 2층 건물이다.

유달리 창이 넓어 늘 휴일에도 혼자 출근해 2층 창가에서 쓴 커피에 서정을 타 마신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첫날이 2009524일 일요일였다. 그 당시 나는 정치와 거리가 멀었고 퇴임으로 금의환양 했다고 진영 읍내가 한 달 내내 떠들썩했지만 그분 얼굴 한 번 보려 간 적 없다.


그날은 길 건너 광토부동산에 하루 몇 번씩 들락거리던 커피 배달하는 아가씨도 볼 수 없었고 조문객 행렬로 차도 인도가 구분이 없어졌다. 4차선 도로가 겨우 차 한 대 다닐 정도였고, 검은 리본을 단 사람, 하얀 상복 입은 여자분, 누런 삼베로 만든 상복 입은 할아버지......  다시 보는 대한뉴스 TV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봉하마을 가난한 집 본동댁 막내아들로 태어나 스스로 삶을 앞으로 앞으로만 나아갔던 드라마틱한 일생, 열차를 타기 위해 새벽 별 보며 합포천 십 리 길을 걸어가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비 오는 어느 날 밤 형님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죽기 3일 전 날 동생 사법고시 원서를 접수 해 줬다. 동생 무현은 접수한 사실 조차 몰랐고, 형님 죽음으로 사법고시를 포기했다. 그러다 형님 사체 수습 때 양복 안 주머니에서 응시원서를 발견하고 포기한 시험을 쳐 그때 사법 고시에 합격했다.

 

판사로, 인권 변호사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그리고 또 오늘은......

 

조문 행렬을 바라보면서 정치인 노무현 그가 무엇을 추구했을까를 처음으로 생각해 본다. 헝크러진 감정도 잠시

아래층에서 화장실 찾아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하다1. 2층 화장실을 개방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문 입구에 남자분은 건물 뒤 담 밑에 서서 볼일 보세요.” 써 붙였다모두 급해 줄을 서 있는데 어느 여자분이 화장실서 나오질 않는다한참 후 나온 여자 분 표정이 말이 아니다.

짐작을 하고 이리 오세요, 하며 욕실로 안내해 급한 대로 남자 팬티 와 수건을 줬다.

 

어메 지송해서 우짜까랑 하도급해 똥을 쌋지랑.”

괜찮아요, 멀리 전라도서 오셨나 보네요. 오히려 저가 눈물겨워요.”

 

대부분 조문객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진영 읍내 도착하면 화장실이나 음식을 사 먹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날은 일요일이라 진영 읍내 모든 상가들이 문을 닫았다. 그날따라 유달리 날씨도 더웠다. 화장실 찾는 사람, 물 찾는 사람......

 

사무실 커피 자판기와 냉.온수기를 50m 전선을 연결해 기기를 통체로 대로변에 설치를 했다

지나가던 시내버스도 저기 물 있다며 그 큰 버스를 세워놓고 줄줄이 내려 물을 따라 마셨다

나는 그때부터 쓴 커피 대신 냉수에 을 타 마시는 창가 입구 붙어선 서빙하는 혜숙이가 됐다.

 

어떤 사람이 정수기를 뚝뚝 치고, 자판기를 뚝뚝 치면, 뛰어 내려가 컵을 넣기도 하고 물을 보충했다

자판기가 가열되기도 전에 자꾸 커피를 뽑으니 화가 난 자판기가 알을 낳지 않았다

화난 자판기를 달래기 위해 전기포트를 하나 더 설치해 국수집 할매처럼 물이 계속 끓게 했다.

 

정수기 물 한 통이 눈 깜짝할 사이 바닥났다.

일요일이라 물 배달하는 곳이 없었다. 모임 중이라 좀 곤란하다는 평소 물 배달하는 분한테 

재차 사정 사정을 해서 급히 물 10통을 받았다.

훗날 그분이 블로그에 박 사장이 그렇게 봉사를 하는데 물 값 받아올 때 너무 부끄러웠다고, 쓴 글을 

지인이 봤다고 귀띔을 해줬다.

 

오후 3시쯤 소낙비가 왔다.

조금 전 컵과 물을 보충 하고 왔는데, 어느 분이 자꾸 자판기를 두드린다.

비를 맞으며 내려가 확인를 해 보니 민감한 자판기 컵이 빗물에 젖어 내려오질 않았다

비에 젖어 물컹한 컵을 만지니 왠지 눈물이 핑 돌았다.

 

2층 올라와 붉은색 펜으로


- 하늘도 울고 땅도 운다 인산인해로 몰려드는 저 인파 속으로 그대 짐 다지고 가셨네

지켜주지 못한 진영고향사람 원통하다 원통하다-

 

비 때문에 알 못 낳는 자판기 이마에 붙였다.

이제 커피 뽑으려던 사람들이 자판기 붙은 종이에 사진을 찍으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친다.

 

그때 커피 자판기에 붙힌 글이 내 생의 첫 였다.

 

-진영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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