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일용노동자의 직업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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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6,713회 작성일 22-01-14 20:54본문
진영신문 발행인
이번 광주 아파트 현장 붕괴 사고
폼이 툭툭 터지는 동영상을 보면서 오랜 건축 경험으로 손톱깎이 만한 핀 한 개 때문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아파트 벽체를 만들기 위해 먼저 합판으로 벽체 모양을 만들어 그곳에 콘크리트를 부어 넣는다. 바닥 역시 밥상처럼 합판으로 단단히 깔아놓고 그 위에 그 무거운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옛날에는 합판을 한번 사용하면 버려야 했지만, 요즘은 평균 카렌다만 한 크기의 쇠 태로 만든 제품에 합판을 붙여 논 <유로폼>이라는 조립용 제품을 사용한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해체하면 영구적으로 사용 할 수 있으니
대부분 콘크리트 타설 때 폼으로 상자를 짜듯 해서 그 위에 철근을 넣은 후 이번 광주사태처럼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이 폼 자재는 대충 길이가 1m 무게 30kg (규격이 조금씩 다르다) 정도다.
열 개를 연결할 때 한 장당 20cm 간격으로 해체할 때 용이하도록 연필을 깎아 논 듯한 손톱깍이만 한 핀을 망치로 두드려 박는다. 해체할 때는 툭 한 번만 쳐도 빠져버린다. 그래서 아주 신경을 써 박아야 콘크리트 하중을 받아도 빠지지 않는다.
방 한 칸을 만들기 위해 폼을 시공하게 되면 50여 개의 핀을 박는다.
그런데 이 50개 중 단 한 개가 느슨해서 빠져버리면 상자처럼 만들어 논 폼이 콘크리트 무게를 못 견디고 흘러내리다 이번 광주 사고처럼 터져 큰 사고로 이어진다.
또한 폼 자재 해체 때 마구잡이로 던져버리니 쇠가 뒤틀려 1mm 편차를 요하는 핀이 잘 들어가지 않는 제품이 많다. 무엇보다 무거워서 한국인 일꾼은 이런 전형적인 노가다 작업을 기피하고
대부분 투입된 현장 인부 열 명 중 다섯명은 홀아비 아니면 장가 못 간 총각 전과자다.
이번 사고 역시 동절기 공기를 강행한 탓 보다 관리자가 타설 전 50개 핀을 그런 일꾼만 믿고 하나하나 확인을 못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건축업체 25년 경영하면서 이번 광주 사고처럼 크고 작은 사고 경험을 참 많이 했다.
한때 정신과 다니며 우울증을 치료한 적도 있다,
대부분 문제가 된 것은 노가다하는 현장 일꾼의 정신상태 때문에 발생했다.
여자가 막판에 가는 직업이 술집, 다방이다. 남자가 막판에 가는 직업이 노가다라고 한다.
그래서 마인드(mind) 자체가 일 열심히 해서 뭐 할라고, 세상에서 누가 나보고 사람 취급하기나 하남,
핀 한 개 그게 뭐라고, 잘 안 들어가는 걸 억지로 팔 아프게 박노...
이처럼 늘 직업 의식이 어깨를 휘감은 용 문신처럼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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