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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삶아 바친 충성, 그 칼날은 임금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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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1,424회 작성일 25-09-0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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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철

 

요즘 뉴스나 유튜브에 정치 뉴스가 마치 막장 드라마처럼 느껴진다.

, 야당을 막론하고 서로를 향해 배신자, 전과자, 패륜...

막말로 정치인을 손가락질한다충성을 가장한 인물들이 리더 옆에 버젓이 서 있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도 않고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전직 대통령이 줄줄이 감옥 간 사실조차 놀랍지 않다.

 

지금의 이재명대통령 또한 이 거친 정치 지형 속에서 무사한 사후를 맞이할 수 있을지마음 한켠에 불안감이 드는 것 사실이다이런 모습에 문득 제나라의 관중과 제환공 사이에 오갔던 마지막 대화가 떠오른다이 이야기는 단순한 고사가 아니다.

오늘날의 정치, 기업, 조직 운영에까지 적용할 수 있는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제환공은 병든 관중을 찾아와 후계자를 물었다.

그대가 세상을 떠난 후,

누가 나를 보필해야 할까?” 했다.

이에 관중이 말했다.

 

자식은 아비가 가장 잘 알고,

신하는 임금이 가장 잘 압니다.

먼저 전하께서 신뢰하는 자를 말씀해 보십시오.”

 

역아는 어떤가?”

 

역아는 아니 되옵니다전하께서 다른 고기는 다 먹어봤는데 인고기는 못 먹어봤다고 하니그자는 자기 자식을 삶아 바쳤습니다언뜻 보기에는 충성의 극치 같지만그렇게 비정한 자는 훗날 전하를 죽일 수 있는 자입니다.”

 

그럼, 개방은 어떤가?”

 

그자도 아니 되옵니다개방은 고향이 불과 수십리로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인데 충성이란 이유로 3년 동안 부모를 찾아뵙지 않았습니다부모에게조차 효를 다하지 않는 자가 어찌 전하께 진심으로 충성하겠습니까?”

 

그럼, 수초는 어떤가?”

 

그자 또한 아니 되옵니다전하께서 질투가 많으시다는 것을 알고그자는 스스로 거세한 자입니다.

자기 몸을 해칠 만큼 독한 자는언젠가 전하를 해칠 자입니다.”

 

관중은 그들의 충격적인 행동 그 자체보다그 안에 담긴 인간 본성과 인격을 꿰뚫어 보았다.

진정한 판단은 충성스러워 보이는 말과 행동이 아니라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과 지켜온 원칙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관중은 도량이 넓고 인품이 바른 포숙아와 습붕 같은 인물을 추천했지만제환공은 그 말을 듣지 않고겉으로 더 충성스러워 보이는 이들을 기용했다결국 그는 역아와 수초에게 권력을 빼앗긴 채뒤주에 갇혀 굶어 죽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됐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 정치판에도 역아수초들 같은 충성을 앞세운 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들은 지도자의 눈에 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대중 앞에서는 충직한 얼굴을 하고 기회가 생기면, 조직도, 국가도심지어 지도자도 서슴없이 배신한다.

 

이제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말솜씨나 대중의 인기에 휘둘리는 감각이 아니다.

사람을 꿰뚫어 보는 눈그리고 인재를 올바르게 기용하는 판단력이다.

결국, 핵심은 사람이다한 사람의 언행은 얼마든지 꾸밀 수 있지만그 사람이 평생을 살아온 인격과 본성은 결코 위조할 수 없다관중이 남긴 이 말이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 정치인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자식을 삶아 바친 자는, 임금도 죽일 수 있다.”

그 말을 흘려듣는 순간우리는 또 하나의 뒤주 속 죽음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박원철(진영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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