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애플망고 재배 농민의 여름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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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영신문 댓글 0건 조회 22,664회 작성일 19-08-10 21:02본문
절기는 입추이지만 폭염이 기승을 부린 8일 김광하(60·여)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애플망고 나무 관리에 여념이 없다. 김해시 진영읍에서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열대 과일인 애플망고를 재배하는 김씨에게 무더위에 맞서는 농민의 마음을 들어봤다.
“별거 없습니다. 촌에서 열심히 사는 게 농민의 기본이고 그게 행복이죠.”
무더위에 작업하는 게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씨는 ‘원래 그게 삶이다’는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폭염경보가 발령된 8일 김해시 진영읍의 애플망고 비닐하우스에서 김광하씨가 애플망고를 수확하고 있다.이날 김해시 온도는 낮 12시 기준 34.5도까지 올랐다. 면적 6600㎡(2000평)에 달하는 비닐하우스는 찜질방을 방불케 했다. 10분만 서 있어도 얼굴에는 땀이 세수를 하는 듯 흘러내렸다.
현재 애플망고 수확작업은 대부분 끝이 났고 내년을 위해 나무를 관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씨의 비닐하우스 2개 동에는 애플망고 나무 2000여 그루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애플망고는 아열대 과일 중 하나로 붉은색과 초록색 과피를 가져 사과와 비슷해 보이며 과즙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소비자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국산 망고는 수입되는 망고와 달리 완숙 열매를 수확하기 때문에 향이나 당도가 더욱 뛰어나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김해시도 나서 신소득 작목 5개 년(2019~2023년) 육성계획을 수립, 애플망고를 포함한 아열대 과일 재배면적을 현재의 2배 이상인 1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김해의 애플망고 재배면적은 3.2㏊이다.
곡식은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듯 애플망고도 그랬다. 망고의 특성상 외피가 연약해 수레에 담아 끌며 수확할 수 없다. 김씨는 애플망고를 하나씩 바구니에 담아 일일이 조심조심 날랐다. 터덜터덜 걷거나 수레가 덜컹거리면 외피가 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아직 수확이 덜된 애플망고는 나무에서 달콤한 향내를 풍기고 있었지만 요즘처럼 맹렬한 기세로 내리쬐는 볕은 열대과일인 애플망고도 견디기 힘든 수준이라고 한다.
김씨는 “작년에는 폭염이 너무 심한데다 비닐하우스 시설 보강 작업도 해야 해 죽었다 치고 작업을 했다. 그래야 열매가 맺힌다”며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는 애플망고가 자라기 적당한 30~40도 정도이다. 하지만 폭염이 심할 때는 새순이 마르기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름 한낮에는 너무 덥기 때문에 김씨의 작업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김씨의 남편은 오전 2시부터 작업을 시작해 바쁘게 다니고 있단다. 김씨는 이날 오전에 애플망고 나무에 뿌릴 코코피트를 1t 트럭 한가득 실어 날랐다. 코코피트는 코코넛 껍데기로 만든 배양토로 물을 뿌려놓으면 오랫동안 머금고 있어 작물 관리가 편하고 천연 비료 역할을 한다.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애플망고이지만 김씨는 아직 첫 매출의 기쁨은 맛보지 못했다.
김씨는 “4년 전 처음 애플망고 나무를 심었고 나무가 아직 자라고 있는 단계라 열매가 많이 열리진 않는다. 올해 210㎏가량 수확했지만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로 돌렸다”며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정도로 애플망고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워도 묵묵히 일을 할 수 있는 비결은 ‘기본은 지킨다’는 김씨의 철학 때문이다.
김씨는 “농부는 작물을 잘 키우는 것이 기본이고, 상인은 잘 파는 것이 기본이다”며 “나라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본을 지키며 충실하게 사는 것이 농부들의 다 같은 마음이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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