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김해 즐기기] 김해로 가야 만난다
작성일 19-02-2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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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영신문 조회 5,766회 댓글 0건본문
너무 가까워서, 너무 잘 알아서 나도 모르게 소홀해지는 경우가 있다. 가족이 그렇고, 친구가 그렇다. 부산과 맞붙어 있는 경남 김해가 딱 그런 격이다. 경전철과 시내버스가 도심을 서로 잇는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지만 왠지 낯설다. ‘가야 왕도’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수로왕릉조차 가보지 않은 부산 시민이 많다. 이번 주말에 부산김해경전철을 타고 김해를 한번 찾아보자. 역사와 문화, 다양한 체험과 즐길거리가 여러분을 기다린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김해 속으로 떠나본다.
수로왕릉·봉황대 유적 등 가야의 숨결 생생
옛 낙동강철교 위 ‘레일파크’ 기분까지 시원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김해천문대 이색적
시티투어 이용하면 편안하게 ‘김해 한 바퀴’
가야 유적 찾아가는 역사 기행
김해는 2000년 전 가야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문화와 역사의 도시이다. 수로왕과 허왕후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빚어낸 세기의 러브 스토리가 곳곳에 흘러내리는 이야기의 도시이기도 하다.
그 첫 걸음은 수로왕릉이다. 경전철 수로왕릉역에서 5분 거리다.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수로왕이 묻힌 왕릉이다. 납릉(納陵)이라고 부른다. 왕릉 앞 납릉정 문 위에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보고 있는 쌍어문이 새겨져 있다. 왕릉을 보고 왼쪽에 있는 비석의 이수에는 태양문이 새겨져 있다.
수로왕릉에서 북쪽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수로왕비릉이 따로 조성돼 있다. 수로왕의 왕비 허황옥의 무덤인데 서기 48년에 인도에서 올 때 풍랑을 가라앉히기 위해 배에 싣고 왔다는 파사석탑이 남아 있다. 쌍어문과 태양문, 파사석은 모두가 허왕후의 나라인 인도 아요디아에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수로왕비릉 옆에 있는 자그마한 구릉이 바로 수로왕 탄생 설화의 중심지이고, 나중에는 구지가의 배경이 된 구지봉이다. 경전철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내린 뒤 박물관을 구경하고 구지봉과 수로왕비릉을 차례대로 둘러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봉황대 유적에서는 가야시대의 대표적인 조개무덤인 회현리 패총과 황세 장군과 출여의 낭자의 아름답고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스며 있는 봉황대를 함께 만날 수 있다. 봉황대 동쪽에는 가야사 연구의 핵심이 될 가야왕궁터가 발굴을 기다리고 있다.
김해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낙동강 레일파크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옛 낙동강철교. 그 위로 힘차게 페달을 밟으니 차가운 강 바람에 정신이 바짝 깨어나는 기분이다.
낙동강 레일파크는 김해 생림면 마사리의 낙동강 변에 자리잡고 있다. 폐선된 경전선 철로를 관광상품으로 재탄생시켜 김해의 관광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개통한 부산외곽순환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낙동강 레일파크의 가장 큰 매력은 국내에서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강을 건널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점이다. 생림터널 쪽의 육지 구간 500m와 낙동강철교 구간 1㎞를 지나면 반환점을 돌아 다시 돌아오는 방식이다.
생림터널은 산딸기를 테마로 한 와인 동굴로 변신했다. 레일바이크와 와인동굴 사이에는 옛 새마을호 열차 2량을 리모델링한 열차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15m 높이의 낙동강철교 위에는 전망대가 설치돼 있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탁 트인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 해질 무렵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낙조(落照)는 ‘왕의 노을’이라 불릴 만큼 절경을 이룬다. ‘왕후의 노을’로 불리는 분산성 노을과 마주하고 있는데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한다.
색다른 여행지에서 힐링하기
남해고속도 진례 나들목에서 왼쪽으로 10여 분쯤 접어들면 세계 최초의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나온다. 메인 전시관인 돔하우스와 제2 전시관인 큐빅하우스가 있고, 체험관과 연수관, 카페 등이 있다.
체험관에서는 자신만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직접 가마에 구울 수 있다. 미술관 주변으로 다양한 나무와 꽃으로 가꿔진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자연과 호흡하며 힐링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다.
슈퍼문, 월식, 유성우 등을 제대로 보고 싶으면 김해 천문대로 가자. 부산권에 유일한 천문대로 대형 굴절망원경·반사망원경을 비롯해 4대의 망원경으로 직접 밤하늘의 별과 달을 관측할 수 있다. 천체 투영실에는 지름 8m의 원형 스크린에 밤하늘의 별들을 재현해 비춰준다. 이용시간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다.
시티투어, 김해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
김해를 한번에 둘러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도심지의 수로왕릉, 낙동강변의 레일파크, 외곽에 자리한 봉하마을 등 이동 경로가 길고, 방향도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자가운전에 대한 부담없이 편안하게 김해를 한바퀴 둘러보려면 시티투어가 제 격이다. ‘가야의 땅’이라는 이름의 시티투어는 매주 토요일에 5명 이상 예약하면 운행하며 1코스(1·3주 토요일)와 2코스(2·4주 토요일)로 나눠진다. 요금은 중학생 이상 1만 5000원으로 여기에 점심까지 포함돼 있다.
1코스는 오전 9시 30분에 장유문화센터를 출발해 수로왕비릉, 구지봉, 국립김해박물관, 낙동강 레일파크, 봉하마을을 둘러본 후 오후 5시에 김해종합관광안내소에서 하차한다. 2코스는 봉황동 유적, 대성동 고분박물관, 낙동강 레일파크,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을 둘러본다. 문의와 예약은 055-333-6300.
이밖에 경전철을 이용해 봉황동 유적과 수로왕릉, 구지봉 등을 찾아볼 수 있는 경전철 뚜벅코스도 마련돼 있다.
또 다른 즐거움 ‘김해의 맛’에 빠지다
김해 관광의 또 다른 즐거움은 식도락이다. 그 으뜸은 민물장어 구이다. 부산과 김해의 경계인 서낙동강을 잇는 김해교를 건너면 김해시 불암동이다. 예전 불암교 옆에 있던 30여 개의 장어구이 전문집들이 길 건너 새로 부지를 마련해 불암동 장어타운을 형성했다.
불암 민물장어구이는 특제 소스를 발라 고들고들하면서도 담백한 맛으로 예부터 명성이 자자하다. 양념 맛을 뺀 민물장어의 고소한 맛을 한껏 즐기려면 소금구이가 제격이다.
김해시 서상동과 동상동 다문화 거리에 형성된 다국적 푸드타운에서는 세계의 이색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골목 사이사이에 베트남,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 각국의 50여 레스토랑이 모여 있다. 거리를 오가는 외국인과 낯선 언어의 간판들을 보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인근의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외국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현지 식재료들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진영읍 좌곤리 일대 국도 14호 옆에 수십여 곳 전문점이 늘어서 있는 진영갈비, 주촌면 부경축산 우시장 주변의 특수부위 등은 주말마다 부산은 물론 멀리 대구 경북지역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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