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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마을 이야기(6)

작성일 20-11-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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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영신문 조회 10,99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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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부가 생각해낸 것은 그건 다름 아닌 건너 마을의 처녀와 송 씨를 맺어주는 일이었어.
말이 처녀이지 실은 한번 시집을 갔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돌아와서 처녀처럼 나물도 캐러 다니고 고무줄놀이도 하는 철부지인데 소문대로라면 처녀였다지.
처녀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 랭이 인줄 알고 불러다 앉히고 일을 시키면 솜씨가 영 없는 것도 아닌 듯 보였어.
보리밥을 앞에 놓고 마땅한 반찬이 없어 심란할 때면 처녀는 수저를 놓고 나가서 뒤란에 솎아놓은 열무를 헹구어 밥상에 올려놓았는데 처녀가 서름질 해서 내어 놓는 건건이는 먹을 만 했고 그녀가 담그어 놓고 간 물 김치는 다음날 먹어보면 탄산수처럼 톡 쏘는 국물의 솜씨가 맹랑했어.
과부는 처녀의 뒤 꼭지를 보고 골막하게 궁리했지. 저것이 서방님과 함께 이불 덮고 자는 재미가 살림살이 재미 보다 더 쏠쏠한 것을 알기나 할 가 생각 했지.
급기야 처녀는 과부의 적극적인 주선에 의해 혼인을 하게 되었지. 그러나 처녀와 송 씨 사이는 구년이나 나이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대수냐? 하고 과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송 씨도 신부를 심드렁하게 보고 처녀도 송 씨를 새뜩하게 보지는 않았지.
그러니 송 씨는 이렇듯 꽃 같은 처녀를 심드렁하게 보고 마지못해 사랑을 가끔씩 아주 이따금씩 해 주기는 한 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이 처녀는 배가 봉긋해 오더니 드디어 입덧을 해댔지.
이 새댁은 아이를 순산하고는 갑자기 살림살이에 정을 붙이는 거야. 밭에 나간 서방님을 보기위해 새참을 해 나르질 않나 서방님 곁에서 걸리적 거린다고 지청구를 들어도 새댁은 호미를 들고 김을 맨다고 서방님 주위를 맴 도는 거여. 눈썰미가 있어 농사일도 빨리 터득하여 한몫을 하게 되었지.
마을사람들은 송 씨에게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고 수군대며 고은 눈으로 바라보곤 했지 그러나 송씨는 여전히 가끔 이따금씩 곁을 주면서 복덩이 아내에게 지청구나 들이대는 거 였어. 강원도여자가 할퀴고 간 사랑의 상처가 너무 컸던 모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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