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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정

작성일 21-02-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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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영신문 조회 13,9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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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퇴근길 하계고개 넘어갈때다. 

차에 받힌 고라니 한 마리가 쓰려져 있고, 또 한 마리 멀쩡한 고라니는 내 차를 피할 생각도 안는다

두 놈은 친구인지 부부인지 모르겠지만, 일어나다 다시 넘어지는 놈을 보며

한 놈은 안타까움에 주위를 빙빙 돌기만 한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경계심조차 없다.

부부라서 사랑 때문인지? 동료라서 우정 때문인지 

아마 망할 놈의 그 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도 우정도 한때다. 뜨거운 그 사랑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식어버릴 테고 

돈독한 그 우정 또한 허물과 시기로 어느 날부터 적이 될 테고

적이 되지도 뜨거워지지도 못하는 끈적끈적한  정은 떼어낼 수도 없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정이란 서로가 특별한 감정과 공감을 소통하지 않아도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을 함께 했단 사실만으로 생기는 어찌 보면 마약 같은 것이기도 하다.

사랑과 우정이 오랫동안 숙성되어지면 정으로 변한다.

정이란 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가 반드시 훌륭하고 좋아서 그런것도 아니고 

때론 연민과 측은한 맘이 들기도 하고 어설퍼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을 만큼 밉살맞아서 

더 사랑스럽고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누구나 많은 시간을 함께하면 연민이 생기지 않는 존재는 없는 것이다.

주변에 보이는 것들 건물의 모양, 간판, 나무, 조차도 자주 보면 정이 든다 .

 나는 특히 사용하는 물건에 정이 들어 잘 버리지를 못한다.

옷도 꼭 같은 색상을 두 개를 사서 늘 똑같은 색상으로 입는다

핸드폰도 여태 폴드폰 011번호를 사용하다 몇 달 전 서비스 종료로 할 수 없이 바꿨다

절대 알뜰해서가 아니다 정이 들어서다. 

어느 나라없이 사랑 우정이란 말은 있어도 어찌 할 수 없는

이 망할놈의 정, 미지근하고 끈적이는 그 정이란 우리나라만 있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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