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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사업 등록, 비닐하우스 설치
- 함평 이순영 소장, 기술교육 이끌어

- 매년 400여 개 마련…수형잡기 공 들여
- 중·소 분재 인기, 석부작 전시 효과

- 소득 300만~400만원…생산비 상계 수준
- 동네상점 매출 증가, 봉하쌀 판매 부수입

매년 가을이 되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은 국화 향기로 그득하다. 국화 분재 전용 비닐하우스에서 봄과 여름을 난 국화가 마을 곳곳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향기가 마을을 뒤덮으면서 봉하마을은 방문객들로 넘쳐난다. 이 중에는 빼어난 고목을 연상시키는 국화 분재의 자태와 향기에 매료돼 국화가 만개하는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들도 많이 있다.

봉하마을의 가을은 국화의 향취에다 한없이 맑고 투명한 하늘, 화포천과 봉화산 자락을 내달려온 가을 바람에 황금색 파도의 장관을 연출하는 들녘까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많은 것이 있어 모든 이의 발길이 가볍다. 이런 장면은 마을기업인 영농법인 (주)봉하마을 국화 분재팀이 연출한다.

■정성이 키운 분재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전시한 국화 분재.
(주)봉하마을이 국화 분재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흔적을 좇아 전국에서 몰려드는 수많은 방문객들에게 무엇인가 볼만한 것을 마련하고 마을도 아름답게 가꾸자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마을 소득과 일자리 창출, 전문가 수준의 분재 기술 습득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이점도 생각했다.

국화 분재를 마을기업 사업으로 등록한 뒤 봉하 들녘 한쪽인 친환경쌀 방앗간 옆에 330㎡ 규모의 전용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다. 사업 장소와 시설은 당국의 마을기업 지원금 및 회원과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그런대로 해결했다. 그러나 난제도 적지 않았다. 회원 대부분이 농민이기는 하나 국화 분재는 색다른 영농 분야여서 마음만 먹는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기술 교육과 분재 사업을 이끌 전문가가 필요했다.

이 때 구세주 같이 나타난 이가 전남 함평군농업기술센터 이순영 소장이었다. 시간이 날 때면 봉하마을을 찾아 인연을 이어갔던 이 소장은 퇴직 후 (주)봉하마을이 국화 분재를 마을기업 사업으로 선정하는 중추적 역할을 했고, 시설 설치와 기술 교육을 이끌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사업 첫해인 2011년 2월 함평에서 국화의 가지를 잘라 원예용 퇴비를 섞은 상토에 심어 10일 정도 키운 800여 개의 어린 묘목을 (주)봉하마을에 공급했다.

국화 분재는 묘목을 정식한 후부터 전문가의 기술이 내내 필요하다. 이 소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봉하마을에 들러 물, 온도와 통풍 관리, 수형잡기 등을 교육했다. 이 소장은 초기에는 마을기업 소득에서 제공하는 묘목 비용을 실비조로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묘목 비용은커녕 아무 대가없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주)봉하마을 주민들은 4월이면 비닐하우스에 모여 잘자란 묘목을 골라 도자기 화분에 옮겨 심는다. 이렇게 해서 한 해 400여 개의 분재가 마련된다. 윤경호 팀장 등은 묘목이 높은 온도에 익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아침이면 측창 등을 열어 60도를 오르내리는 온도를 낮춘다. 또 저녁이면 창을 닫은 뒤 말라죽지 않게 물도 적당하게 주는 등 온종일 국화 분재에 매달린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화의 모양을 잡는 수형잡기가 가장 중요하다. 7월부터는 주민들이 각자 15개 정도의 화분을 맡아 이 작업을 한다. 수형잡기의 핵심은 위쪽을 향해 자라는 가지는 잘라낸 뒤 옆으로 뻗는 가지와 밑으로 자라는 가지를 이용해 예쁘게 모양을 잡는 것이다. 이 때 철사 사용을 자제하고 가위로 가지를 잘라 모양을 잡아야 한다. 수형잡기는 꽃망울이 맺힐 때까지 계속한다. 매월 2회 이 작업을 할 때면 비닐하우스 안이 발디딜 틈 없이 북적댄다.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이웃 이야기를 하다보면 하루가 훌쩍 저문다.

■봉하마을, 국화에 물들다

가을이 오면 국화전시회 준비로 마을이 온통 시끌벅적해진다. 봉하마을 곳곳과 노무현 대통령 생가, 묘역 주변 등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고 작품성을 고려해 화분을 옮긴다. 모두 도자기 화분이어서 아주 조심해야 한다. 삐긋하기라도 하면 한 해 동안의 정성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워 화분을 옮긴다.

내용물은 대·중·소 분재와 석부작(石附作) 등 다양하다. 크기와 작품성을 고려해 분재를 섞어 전시하고 방문객을 맞는다. 마을이 온통 국화로 넘치고 향기가 진동한다. 꽃이 만개할 때면 분재 작품을 보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난다. 이들 중에는 국화전시회가 열리기만 기다려 봉하마을에 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분재는 작품성과 크기에 따라 가격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중·소 분재는 2만∼5만 원, 큰 분재는 5만∼10만 원 정도에 거래된다. 아무래도 중·소 분재가 가장 많이 팔린다. 석부작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거워서 판매보다는 전시 효과가 크다.

팔리지 않은 분재는 겨울동안 비닐하우스로 옮겨 다음 해를 준비한다. 3년이 지나면 수형이 좋아도 꽃이 예쁘지 않거나 아예 수형잡기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줄기가 딱딱해지기 때문에 3년생까지만 작품으로 만든다.

(주)봉하마을이 국화 분재로 한 해 동안 올리는 소득은 300만∼400만 원 정도다. 이마저도 화분 구입이나 비닐하우스의 비닐 교체, 전기료, 퇴비, 상토 구입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면 크게 남는 것이 없다. 그러나 국화 분재를 보기 위해 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마을 내 가게의 매출이 증가하고 봉하쌀까지 사가는 등 부가적인 이익이 늘어나 마을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된 데 보람을 갖고 있다.

영리보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국화 분재에 나서면서 소통과 공동체 의식 고취 등 무형의 소득도 크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주민들이 함께 힘을 보태 어울려 사는 세상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 윤경호 (주)봉하마을 팀장

- "영리보다 분재 작품성 향상 주력"

   
경남 김해 (주)봉하마을의 국화 분재 사업을 이끌고 있는 윤경호(52·사진) 팀장은 마을기업의 중심 일꾼이다. 팀장 역할은 물론이고 바이오센터장과 주말농장장 등 1인 3역을 하면서 마을기업을 선도하고 있다.

운영 4년째인 국화 분재 소득이 생산비 정도에 그쳐도 전혀 걱정이 없다. 해마다 봉하마을의 국화전시회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여기에 판로까지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소득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결과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무작정 생산을 늘려 수익을 올리려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에서다. 해마다 국화 분재를 하면서도 매년 400여 개만 만들어 전시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국화 분재로 마을이 화사하게 변한 데다 방문객의 발길이 늘고, 회원들은 기술 발전으로 국화 분재의 작품성을 높이는 등 여러가지 이점이 많아 소득보다는 마을기업을 제대로 운영하자는 마음이 앞선다"며 "이 사업을 거듭하다 보면 반드시 뛰어난 작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주)봉하마을에는 국화 분재 기술을 배우러 오는 외부인도 많다. 현재 김해와 가까운 부산과 창원 등에 사는 3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해 있다. 이들의 열의는 주민들보다 높아 묘목 옮겨 심기와 물 관리, 수형잡기 때 대부분 빠짐없이 참여한다. 윤 팀장은 수형 기술과 작품성을 높이는 방법 등을 가르치느라 이들이 오는 날에는 하루가 짧다.

윤 팀장은 "나날이 기술이 늘어 이제는 보다 수준 높은 분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다"며 "봉하마을 방문객에게 독특하고 아름다운 국화 분재를 보여주고 마을기업이 나날이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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