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서부에도 장애인보호시설 만들어 주오"
진영읍, 한림면 등 김해 서부지역에 장애인보호시설이 전무해 발달장애인들이 졸업 후 갈 데가 없다며 가족들이 김해시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일 김해시와 김해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김해시에 등록한 발달장애인은 모두 2000여 명이다.
장유·동부에만 보호소 운영
발달장애인 돌볼 곳 없어
이 가운데 진례면·한림면·주촌면·진영읍의 발달장애인은 18세 이하 72명, 18세 이상 270명 등 340여 명이다.
발달장애인들은 인지능력이 떨어져 혼자서 일생생활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대개 복지관, 주간보호소 등을 이용한다. 김해의 4개 주간보호소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한 곳당 10~15명밖에 수용하지 못한다. 모든 주간보호소의 수용 인원은 이미 꽉 찬 상황이다. 기존 이용자가 퇴소하기 전까지는 신규 이용자를 받을 수 없어 시설마다 대기인원만 20~30명에 이른다.
게다가 주간보호소는 모두 장유와 동부지역에만 있다. 진례면 등 서부지역에서 발달장애인을 받아주는 곳은 직업재활시설인 '함께하는일터'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서부지역의 발달장애인들은 학교 졸업 후에는 거의 방치되는 게 현실이다. 운이 좋아 동부지역의 주간보호소에 입소 자격을 얻더라도 거리가 멀어 가기가 쉽지 않다.
신 모(47·여) 씨는 내년 2월 진영고를 졸업하는 지적장애 3급인 딸 소현(가명) 씨를 맡기기 위해 경남은혜학교의 전공과정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이미 수용인원이 꽉 찼다는 게 이유였다. 거주지인 진영읍에서 가까운 창원의 주간보호소에 자녀를 맡기려 했지만 주소지가 달라 불가능했다.
맞벌이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조부모가정 발달장애인들의 경우 상황은 더 열악하다.
일부 장애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직접 주간보호소를 만들자'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설립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다들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올해 고교를 졸업하는 지적장애 1급 아들 진우(가명)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김 모(49·여) 씨는 "진영읍과 한림면 지역에는 장애인복지관이나 주간보호시설 같은 장애인시설이 하나도 없어 집에서 하루 종일 아들을 돌봐야 한다"며 "생계 때문에 자녀를 돌볼 수 없는 부모들을 위한 장애인보호시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시 시민복지과 관계자는 "신규 주간보호시설을 서부지역에 우선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