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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들農場

잠시 시끄러운 세상을 꺼 두고 싶다면, 한옥집 따끈한 구들장이 그립다면,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궁금하다면 오라. 마음이 부자 되는 펜션, ‘책 읽는 집’.

홍성원의 소설 <먼동>의 무대가 된 남양만. 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용두리 언덕에 펜션 '책 읽는 집'이 있다. 맛있는 것은 먹기 어렵고 좋은 곳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 법.

직접 그려 보내준 약도 한 장 들고 보물찾기 하듯 시골길과 씨름하다 찾은 '책 읽는 집'은 잠시의 고생을 금세 잊게 했다.

당당한 위엄에 멋들어진 한옥, 한여름 연못을 가득 메웠을 백련의 흔적, 호수에 떠 있는 배 그리고 먼 바다. 책 읽는 집의 본채인 옥란재는 높다란 솟을대문과 나지막한 돌담 안에 꽁꽁 숨어 있다.

마당 깊은 집. ㅁ자 형태로 안채와 사랑채, 부엌이 자리한 옥란재는 본래 남양 홍씨의 한 가문이 대대로 지켜오는 집이다. 벌써 100년이 다 됐다.

짜임새 있는 한옥의 외관은 살리고 내부는 2년 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다. 연로한 주인 내외가 도시로 거처를 옮기고, 아들과 며느리는 이 좋은 곳을 자신들만 누리기 아깝다는 생각에 펜션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옥란재를 내놓았다가 이내 함부로 사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5대째 태어나고 살아온 그들의 삶이 집과 함께 망가질 것 같았다.

그래서 손님을 위해 올 3월 새로 관서당과 독락당을 지었다. 오래된 맛은 덜하지만 이들 역시 멋지다. 남쪽 벽을 모두 통창을 내 볕이 잘 든다.

신선한 나무 냄새, 군불 때는 아궁이 냄새, 한옥과 썩 잘 어울리는 페치카, 한지로 마감한 벽은 정성이 느껴진다. 대대로 내려오는 오래된 생활 소품이 제자리에 정겹게 놓여 있고 TV 대신 오디오가 자리를 차지한다. 관서당 뒷문을 나서 독락당으로 가는 길에는 주인 내외의 비밀 공간인 토굴 형태의 와이너리가 있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 놓은 와이너리에는 라벨에 잔뜩 곰팡이 핀 와인이 가득하고, 한쪽에는 뒷산 포도밭에서 올해 처음 수확해 담갔다는 책 읽는 집 표 와인 항아리가 얌전히 놓여 있다. 따로 와인을 판매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날이나 주인이 기분 좋은 날 와이너리의 문이 열리니 행운을 시험해볼 것.

연인(부부도 좋다)이라면 함께 작은 호수에서 뱃놀이를 즐겨봄직하다. 책 읽는 집을 둘러싼 얕은 산은 산책하기에 좋고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올 법한 숲 속 작은 캐빈은 아이들의 아지트다.

주인 가족이 10년 전 심은 1,0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는 이제 제법 숲을 이룬다.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곳, 책 한 권, 차 한 잔에 시끄러운 세상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곳, 옥란재의 마당에 오후의 긴 해가 드리운다.

[Information]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비봉 IC에서 나와 우회전, 306번 지방도로를 타고 남양-송산을 거쳐 서신까지 간다.

서신에서 309번 지방도로 궁평리 방향으로 좌회전해 궁평유원지 초입까지 간 다음 해운초등학교를 끼고 좌회전,

찻집 '마술피리'를 지나 왕모대 방향으로 진입. 큰골마을 지나 우측 언덕에 '책 읽는 집'이 보인다.

Room Data
하루에 단 한 팀(20명 미만)만을 받는다. 본채를 제외한 별채 관서당(큰 거실과 방 1개), 독락당(작은 거실과 방 1개), 숲 속 원룸 캐빈, 체육관(세미나실로 이용 가능), 바비큐 시설 등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박에 35만원. 두세 커플이나 가족이 이용하면 좋을 듯. ㅇ 02-501-9949, 016-333-9385


전망 ★★★★★
언덕 위에 자리해 탁 트인 전경을 자랑한다. 잘 손질된 정원과 숲, 백련호수와 오리들이 한옥과 함께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낸다. 숲에 오르면 왕모대 포구와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객실 만족도 ★★★★
처음에는 본채를 빌려주다가 아예 손님용 별채를 지었다. 역시 전통 한옥으로 내부만 현대화했다. 구들장 깔린 황토 온돌방과 맥반석 온돌방이 있고 구식 페치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TV 대신 오디오와 책이 비치돼 있다.

부대시설 ★★★★★
소나무로 둘러싸인 2만 평의 대지에서는 심심할 틈이 없다. 아궁이에 장작때기에서 시작해 오리 쫓아다니기, 호수에서 배 타기, 체육관에서 뛰어놀기, 산책로 산책, 숲 속 캐빈에서 뒹굴기, 전망 좋은 데크에서 바비큐 해 먹기 등 하루가 바쁘다.

친절도 ★★★★★
본래 수익을 내기보다는 대대로 내려온 전통 한옥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이곳에는 주인과 손님의 구분이 없다. 그저 가족일 뿐. 달 밝은 저녁 화톳불에 밤, 고구마 구워 가며 주인 아저씨의 어렸을 적 얘기 듣는 일도 쏠쏠한 재미다.

연계 여행지 ★★★★
서울에서 한 시간. 화성에는 볼거리가 널렸다. 비록 궁평항 물막이 공사로 정겨운 작은 포구들이 사라졌지만 시들지 않은 제부도의 인기와 소문난 해수탕, 저렴한 횟집, 바다낚시 포인트 등 주변 10~20분 거리에 주말 여행에 필요한 여행지가 가득하다
.

가격 대비 만족도 ★★★★★
1박에 35만원이라는 수치만으로 이곳을 견주어선 안 될 듯. 하루에 한 팀만 받고(20명 이하) 주변 경관이나 부대 시설을 보면 결코 비싸지 않다.


[주변 즐길 거리]
'궁평 낙조'
청명한 가을의 서해는 하늘과 또렷하게 입맞춤한다. 우거진 송림과 함께 화성8경 중 하나인 궁평의 낙조는 도시 사람에게는 또 다른 낯선 오렌지빛 감동을 전한다.

고깃배 10척 안팎이 드나들던 궁평포구의 옛 모습은 이제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로 가려져 찾아볼 수 없지만 낙조의 감동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아침에 궁평항에 들렀다면 오전 10~11시에 열리는 경매를 구경해도 좋다.

'어섬비행장'
청명한 초겨울 하늘을 마음껏 휘젓고 다니고 싶다면 송산리 어섬비행장을 찾아보자. 시화방조제를 만들면서 육지화가 진행되는 어섬에서는 지형의 특성으로 다양한 항공레포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에어로피아(031-357-4116 )에서는 10~20분 정도의 초경량 항공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용은 1인당 4만~5만원.

'제부도 와이키키해수탕'
제부도 입구에 자리한 해수탕.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트로트가 거슬리긴 하지만 물 좋기로 소문나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다녀간다.

제부도 갯벌의 미네랄이 살아 있는 해수를 이용해 목욕을 할 수 있는데 피부 질환과 관절염에 특히 효과가 뛰어나다.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불가마도 있고 작지만 기분 좋은 노천탕도 마련돼 있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초등학생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ㅇ 031-355-5378 | 06:00~20:00(찜질방은 24시간) | 어른 6000원, 어린이 3000원 | 제부도 입구 매표소 오른편

[먹을거리]
'항구횟집'
궁평포구 변화의 세월을 함께하며 6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횟집. '맛이 없어서 양식을 쓰지 않는다'는 순박한 주인 아주머니와 그녀의 범상치 않은 손맛에 놀라게 된다.

이곳에서 잡은 쫀쫀한 낙지와 신선하고 탱글탱글한 굴은 지금 먹기에 딱 좋다. 서울에서 흔히 먹는 낙지볶음보다는 산낙지나 연포탕을 맛볼 것.

특히 땅에서 나는 가을 보약이라 불리는 박 속을 가득 넣어 끓인 낙지 연포탕은 말 그대로 보약이니 땀나게 한 그릇 훌훌 비워보자.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맛에 감동한다. 12월에는 숭어가 제철이란다.

ㅇ 031-356-3621 | 산낙지 2만원, 박속낙지연포탕 3만원, 생굴 1만원 | 궁평항 유원지 횟집단지 내

writer 고선영 photographer 김상곤

발췌 : 애니카 라이프 > 자동차로 떠나는 여행 > 이색 숙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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