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3

 
못다이룬 한해 소망 지는 해에 묻어볼까

서해 해넘이 명소
장화리 갯벌·해안도로에선 사진만 찍으면 ‘그림’
젊은 분위기는 월미도… 소래포구 다리위도 운치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바다 너머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또 한 해가 간다. 해를 시작할 때 가진 꿈과 계획이 흔히 반성과 후회로 바뀌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또 한번 나를 추스를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인천 앞바다의 장엄한 해넘이 속에서 멋지게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마음의 다짐을 할 만한 곳들을 소개한다. 동해에 일출(日出)이 있다면 서해에는 낙조가 있다.

 

◆강화도 장화리=마니산 서쪽 해안가에 자리 잡은 장화리는 인천 앞바다 낙조의 백미(白眉)로 꼽히는 곳이다. 이 중에서도 학생탐구수련관 앞 갯벌과 바다로 펼쳐지는 낙조가 장관이다. 장화리~동막리 간 해안도로를 달리며 감상하는 낙조도 일품. 이곳에 있는 버드러지 마을은 아예 낙조마을(☎032-937-8020)로도 불린다. 장화리의 갯벌은 세계 4대 갯벌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 위로 드리워지는 검붉은 노을에 대해 ‘한 폭의 그림 같다’는 표현은 너무나 진부하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냥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그림’이 된다. 강화읍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도행 버스를 타면 장화리에 갈 수 있다. 강화도에 가면 이곳뿐 아니라 마니산이나 적석사 낙조 에서도 짜릿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석모도 보문사=강화도 옆에 있는 섬 석모도의 보문사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절로, 절 뒤편 눈썹바위에 새겨진 마애석불이 유명한 곳이다. 이 마애석불까지 418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산 정상에서 해와 정면으로 마주친다. 석모도 건너편 주문도와 아차도 등 여러 섬이 흩어져 있는 넓은 황해가 온통 붉게 물든다.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석모도로 건너갈 수 있고, 그곳 선착장 주변에서 보문사(☎032-933-8271~3)행 버스를 타면 30여분쯤 지나 종점인 보문사에 닿는다.                                                                                                    

 

◆용유도 을왕동=동(洞)으로 바뀌기 전 리(里) 시절의 이름, 을왕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영종도와 이어지고, 신공항 고속도로가 생겨 이제는 섬 아닌 섬이 된 곳이기도 하다. 1㎞ 남짓한 백사장에서 찰랑이는 파도 너머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흔들리듯, 타오르듯 서서히 내려오던 태양이 바다와 맞닿는 순간 빠져들 듯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바다에 가라앉고도 해는 오랫동안 그 빛을 남겨 마치 붉은 셀로판지를 통해 바다를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월미도=멀리 갈 수 없다면 조금 복잡하기는 해도 월미도에 한번 찾아갈 것을 권한다. 워낙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항구도시라는 인천의 시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바다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여기이기 때문이다. 갯비린내가 풍겨오는 문화의 거리에서 난간에 몸을 기대고 서면 바로 앞 영종도를 비껴 멀리 퍼져나가는 바다의 끝으로 해가 떨어진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젊은이들의 시끌벅적함 속에서 느끼는 낙조에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차를 몰고 가면 너무 복잡하므로 경인전철 종점 인천역에 내려 월미도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소래포구=어시장으로 유명하지만, 시흥 월곶포구와의 사이로 흐르는 갯골 끝에 바라 보이는 낙조가 꽤 운치있다. 낙조를 감상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월곶포구와 이어지는 다리 위다. 옛날 이곳의 명물이었던 협궤열차가 운행을 중단한 뒤 그 철로 위에 만든, 걸어서 3~4분도 안 걸리는 짧은 다리다. 붉은 노을 아래, 때맞춰 포구로 돌아오는 어선이라도 한 척 보인다면 낙조 감상으로는 제격이다.                                                                                                                           

출처조선일보 07/12/28
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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