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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공장 숲’에 무너진 ‘귀촌 꿈’

난개발에 신음하는 김해… 공장 난립하며 주택과 뒤섞여

석기룡 기자 / 12일 오후 김해시 진영읍 방동마을. 수많은 공장들이 병풍처럼 주택을 에워싸고 있다
“10여 년 전 시골 정취를 느끼려 귀촌했지만 어느샌가 공장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이제는 완전히 둘러싸였어요.”
A(53)씨 부부는 2005년 삭막한 도시 생활에 지쳐 아파트를 처분하고 김해시 진영읍 방동마을의 산비탈 아래에 있는 고즈넉한 한옥으로 터전을 옮겼다. 탁 트인 풍경과 한적한 시골생활에 만족하며 살아왔지만 터전을 옮긴 지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집 주변은 점점 공장지대로 변해 갔다. A씨는 “10여 년 전에는 집에서 마을 어귀가 훤히 내려다보였지만 지금은 높이 솟아오른 공장 벽과 펜스가 그 풍경을 가로막고 있다”며 “2005년 당시 1개의 공장이 있었지만 현재는 6개로 늘었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불과 10여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공장에서는 작업 기계 소리가 여과 없이 들려 나왔다. 제품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들과 작업 차량들은 쉴 새 없이 집 앞을 지나다니고 있었다.
인근 주민 B(59)씨는 “대형차뿐만 아니라 회사에 출퇴근하는 승용차들이 좁은길을 달리는 탓에 걸어다닐 때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A씨가 살고 있는 곳은 자연취락지구로 대기·수질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한에서 500㎡ 미만의 물품 제조·가공·수리 등을 위한 시설의 설립이 가능하다. A씨는 공장도 공장이지만, 대형차량 통행과 소음, 악취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택과 공장이 혼재하면서 발생하는 피해는 비단 A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김해시의 개별공장 면적은 502만6562㎡로 경기도 화성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공장면적을 가진 지자체로 조사됐다. 도내에서도 전체의 33.2%에 달하는 공장이 김해에 집중돼 있어 ‘난개발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개별입지공장은 계획입지공장과는 달리 기업주가 입지를 결정해 공장을 설립하는 방식이어서 기업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용수·수송 등 입지 여건이 취약하고 주변에 미치는 환경 오염을 통제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개발허가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김해의 개발행위허가는 201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14년부터 다시 증가해 2015년에는 1995건으로 2013년 522건에 비해 약 3.8배 증가했다. 시의 ‘난개발 정비 종합대책 용역결과’에 따르면 2010년 12월 산지 입지 경사도를 종전 25도에서 11도로 강화하는 조례로 인해 개별공장 등록 개수는 증가했으나 면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사도 제한 이후에도 한림, 주촌, 진례 등 비도시지역 내 공장입지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5월 준공 후 3년이 지난 공장의 경우 경사도가 11도를 넘는 경우에도 2배까지 확장을 허용하고, 높이 50m 면적 3만㎡ 이하 경사지의 경우 평지를 만들 수 있으면 공장 설립 등 개발행위를 허용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마상열 경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사도 제한이 개별공장의 면적을 줄이는 데 일부 기여했지만 공장 증가를 막지 못했다”며 “더 이상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경사도를 11도로 엄수해 자연환경 파괴 및 경관훼손 예방 차원에서 절대 허가하지 않아야 하며, 시의 개발행위 기준 지반고(땅의 높이) 설정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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